파트타임으로 기모노 입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올해 79세의 일본 여성 아마무라 세츠코 씨는 얼마전부터 사후를 대비해 왔다.남편이 3년전 암으로 숨지자 도쿄 중심부의 주택을 처분하고 조카딸이 사는 근처의 양로원으로 옮겼다.
재산을 처분하고 유언도 작성하고 자신의 장례식에 사용할 기모노도 직접 골라 보관해 놓았다.
이제는 공동묘지 자리를 예약하려 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죽어서 자신의 시신이 방치되는 일을 막고 친척중 살아있는 누군가가 묘지를 찾아줄 것으로 생각에서다.
세스코 씨는 "자식이 없어 죽은 뒤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기로 남편과 합의했다"면서 "누구에게도 골칫거리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세스코 씨처럼 일본 노인들 사이에서 조기에 인생의 종말을 충실히 마무리하기 위한 활동을 의미하는 종활(終活)이 확산하고 관련산업도 호황을 맞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일본은 20년 후에는 전체인구의 3분의 1이 노인층일 정도로 급속한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인구통계상 많은 노인들이 자신의 사후를 돌볼 가족이나 친척이 없을 수 있다.
세스코씨는 급속히 팽창하는 일본 노인층, 특히 남편보다 오래 살아 홀로 죽음을 맞이해야하고 장례를 준비해줄 사람이 없는 여성 노인들을 대변한다.
2011년 이바라키 기독교대학 사회학과 모리 겐지 교수의 전국적인 조사결과 응답자의 60% 만이 친척이나 이웃이 돌봐줄 수 있는 묘지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대다수는 장례식을 의무로 생각하고 있지만 40%는 장례가 가족이나 이웃에 불편을 끼칠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절반은 장례식이 죽은자의 소망을 반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은퇴시설 운영단체의 이사인 사사키 도시코 씨는 일본의 급속한 노령화와 저출산, 사회 및 가족 간 유대관계 약화가 노인들로 하여금 고립감과 버려졌다는 느낌을 갖도록 만들었다면서 "이제는 장례식이나 묘지도 가족이나 조상들을 위한 것이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반영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죽음에 대비해 '엔딩노트' 작성법을 가르치는 서적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장례업체나 묘비업체, 심지어 유통기업 이온 등이 주선하는 '종활' 관련 세미나도 많다.
이온의 장례서비스 부문 대변인은 "은퇴 후에도 삶은 길고 많은 사람들은 건강하고 활동적이다"면서 "그들은 아주 빨리 자신의 사후를 준비함으로써 불확실성 없이 여생을 즐기길 원한다"고 말했다.
오스카상을 받은 일본 영화 '출발'은 장의사에서 염하는 사람을 다룬 작품으로 일본인들로 하여금 죽음에 관해 생각해 보고 더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장묘업체 니치료쿠와 같은 업체들은 사후 고인들이 살던 자택 정리 서비스도 도입했는데 앞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