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24일 (수) 20:01 한겨레
버블7 내림세, 수도권 집값하락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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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목동·분당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에서 급매물이 늘어나면서 아파트 매맷값이 소폭이나마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11·15 부동산 대책’ 이후 최근까지 전셋값은 약세를 보였지만 매맷값은 꿈쩍도 하지 않았던 곳들이다.
이에 따라 버블 세븐 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수도권 전체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올 봄 이사철까지는 집값이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하반기 이후엔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급매물 늘어나는 버블 세븐=‘1·11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2주가 지나면서 그동안 집값 급등을 주도해온 버블 세븐 지역 가운데 평촌 새도시를 제외한 강남·서초·송파구와 양천구 목동, 분당 새도시, 용인의 아파트 값이 약세로 돌아섰다. 버블 세븐 지역은 아니지만 지난해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뛰었던 과천시도 내림세가 4주째 이어지고 있다.
강남권은 특히 재건축 단지의 매맷값 내림세가 뚜렷하다.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35평형은 1·11 대책 이후 2주만에 5천만원이 내렸다. 강남구 개포 주공, 강동구 고덕 주공, 둔촌 주공 아파트 등도 집을 팔아달라는 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서초구 서초동과 잠원동 일대는 일반 아파트도 매물이 약간씩 늘어나고 있다. 서초동의 장원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연초에 비해 1천만~2천만원 정도 호가가 떨어졌지만 거래가 안된다”며 “매수자들은 집값이 좀더 떨어지면 사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해 집값이 폭등했던 양천구 목동 새시가지 일대는 최근 매수세가 사라지면서 매맷값과 전셋값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최고 6억원까지 올랐던 7단지 20평형의 경우 최근 5억원에도 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27평형은 3천만~5천만원 내린 7억원대 초반에 급매물이 나왔다.
수도권에서는 과천시와 분당 새도시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과천시의 경우 지난 연말에 견줘 몇천만원 값을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매수세는 찾아볼 수 없다. 분당 새도시에선 7억5천만원에서 최고 8억원까지 호가되던 서현동 시범단지 삼성한신 32평형이 7억원대 초반의 매물이 나왔다.
당분간 내림세 이어질 듯=전문가들은 버블 세븐 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인근 지역에도 영향을 주면서 수도권 주요 지역 집값이 봄 이사철이 마무리되는 4~5월께까지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지금 나오고 있는 급매물이 소진된 뒤 시장에 재차 매물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하반기부터는 집값이 다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팀장은 “버블 세븐 지역의 경우 당분간 약세가 지속되겠지만,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려는 급매물이 무더기로 쌓이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며 “따라서 현재 잠잠해져 있는 매수 심리가 되살아날 경우 언제라도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2007년도 종합부동산세 기준 시점인 6월 전에 추가 매물이 나올지 여부가 올 하반기 집값 흐름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 3월로 예정된 청약제도 개편도 주택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요인으로 꼽고 있다. 청약 가점제 적용에 따라 아파트를 분양받기 어려워지게 된 소형주택 소유자나 무주택 기간이 짧은 신혼가구 등이 기존 주택 시장에서 새로운 매수세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면 새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청약 가점제를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팀장은 “집을 늘려가려는 욕구가 강한 소형주택 소유자와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젊은 무주택 가구가 장기적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면 굳이 기존 주택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버블 세븐’ 내림세…6곳 2년만에 동시 하락
‘1·11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거품이 많이 낀 지역(버블 세븐)으로 꼽힌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양천구 목동, 경기 용인시, 분당 새도시의 아파트값이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이 동시에 아파트값 하락세를 보인 것은 2004년 12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그동안 집값 상승을 주도해 온 이 지역의 아파트값이 내림세로 돌아섬에 따라 앞으로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이 많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는 1·11 대책 발표 이후 지난 23일까지 약 2주일 동안 버블 세븐 지역의 아파트값을 조사한 결과, 평균 0.08%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집값 폭등의 진원지 노릇을 해 온 강남구가 -0.16%로 하락 폭이 가장 컸고, 송파구(-0.11%) 용인시(-0.06%) 서초구(-0.04%) 목동(-0.04%) 분당 새도시(-0.01%)가 뒤를 이었다. 그 가운데 평촌 새도시만 유일하게 0.17% 올랐다.
강남구 개포동 시영아파트 19평형은 11억5천만~12억원5천만원으로 5천만원 떨어졌고, 송파구 잠실동 주공 5단지 35평형도 14억5천만~14억7천만원으로 5천만원 내렸다. 서초구 방배동 현대 1차 50평형은 7500만원, 용인시 중동 서희삼정 32평형은 4천만원 떨어졌다. 유일하게 값이 오른 평촌은 고쳐짓기(리모델링) 기대감으로 매도 호가가 오르기는 했으나 실제거래는 거의 없었다.
닥터아파트는 집값 하락 원인으로 △주택 담보대출 1인당 1건 제한 △민간택지 분양값 상한제 도입 △집값 하락 기대감 등을 들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지난해 집값 폭등으로 올해 종합 부동산세 부담도 크게 늘어나므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런 요인들이 겹쳐 집값이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종식 기자 jongs@hani.co.kr
■ 버블 세븐이란? 정부가 2006년 5월 ‘청와대 브리핑’에서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양천구 목동, 경기 분당·평촌 새도시, 용인 등 7개 지역을 지목해 “집값에 거품이 과도하게 끼었다”며 이렇게 불렀다. 2004년부터 2006년 5월까지 이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26%로, 전국 평균 상승률(5%)의 다섯 배를 웃돌았다. 이쪽 지역의 집값 움직임은 전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결정짓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