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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불확실....대학생 재테크 열풍

COCOA MIN 2007. 1. 15. 01:38

미래불확실...대학생 ''재테크 열풍''

기계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송은섭(26·연세대 3년)씨는 방학 중인데도 매일 아침 일간지 경제면을 정독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공계 대학생이면서도 경제학을 복수전공하는 그는 학교에서 경제 서적을 끼고 산다. 매주 한 번은 재테크에 관심 있는 학생 모임인 ‘부자동아리’에 나가 재테크 정보를 주고받는다.

송씨의 대학생활이 이렇게 바뀐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지난해에는 직접 재테크를 경험하기 위해 주식투자를 했는데, 투자 1년 만에 수익률이 20%를 넘어서 그런대로 성공했다.

송씨는 “젊은 학생이 돈버는 데에만 너무 관심 있는 것 아니냐는 사람도 있지만, 은퇴가 점점 빨라지는 요즘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노후를 미리 대비하는 게 현명한 것 아닌가요”라고 당당히 말했다.

최근 대학가에 ‘재테크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겨울방학인데도 대학 재테크 관련 특강이나 강연회에 학생이 대거 몰리고 구체적인 투자 전략과 방법을 연구하는 동아리는 어느 때보다 인기를 끌고 있다. 서점가에서도 20대의 재테크 전략을 다룬 책이 수주째 베스트셀러 1, 2위를 다투는 등 재테크 관련 서적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취업 전쟁’과 집값 폭등, 빈부 양극화 등이 가중되면서 대학생들이 일찌감치 재테크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재테크모임인 ‘20대! 부자 만들기’에는 회원 가입이 꾸준히 늘어 회원이 1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이 모임은 인맥을 통해 돈을 모으는 방법을 다루는 ‘인맥코칭 워크숍’을 직장인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열고 있는데, 최근에는 수강생의 30%가 대학생으로 채워지고 있다.

운영자 김국현(28)씨는 “직장인이 청약저축 등으로 재테크를 시작한다면, 대학생 중에는 10만∼20만원의 소액으로 적립식 펀드에 들거나 직접 투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대학생은 유학을, 직장인은 내집마련을 목표로 재테크를 하지만 최종 목표는 모두 노후대책”이라고 말했다.

웹사이트 분석기관 랭키닷컴에 따르면 최근 금융 관련 사이트에 방문하는 20대 숫자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집값 폭등으로 서민들 상실감이 극에 달한 지난해 말 20대의 부동산종합정보사이트 방문자 수는 전년에 비슷한 시기에 비해 6배 가까이 늘었다.

연세대 ‘부자동아리’ 회장인 김진환씨는 “회원을 1년에 두 번 모집하는데 방학 중인데도 가입 문의가 적잖게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젊은층이 건전한 투자방법을 익히는 걸 나무랄 일은 아니지만 ‘부자되는 비법’만 좇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인하대 투자동아리 ‘블루칩 뮤추얼펀드’를 이끄는 홍영복 교수(경영학부)는 “젊은층이 사회와 미래에 불안을 느끼다 보니 기성세대처럼 재테크에 부쩍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일확천금을 벌어 무조건 부자가 된다는 식의 목적 없는 재테크가 아니라 처음부터 잘 벌어 잘 쓰는 법을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